LESSON 028 / 101 원생누대 · 크라이오제니아기 (약 7억 2천만~6억 3천만 년 전)

눈덩이 지구— 적도까지 얼어붙었던 행성

열대 지방 한복판에서 빙하가 긁고 간 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적도가 얼었다면, 지구의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겠죠.

7.2억~6.3억
년 전
두 차례의 대빙하기
적도
빙하 퇴적물이
발견된 위도
수백만 년
얼음에
덮여 있던 기간
1992년
"Snowball Earth"
라는 이름의 등장
Q.
오늘의 질문

얼음은 햇빛을 반사합니다. 그래서 지구가 얼수록 더 많은 햇빛을 되돌려보내고, 그래서 더 얼게 됩니다. 이 폭주가 한번 시작되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얼어붙은 지구는 도대체 어떻게 다시 녹았을까요?

이상한 증거들STRANGE EVIDENCE

이야기는 엉뚱한 곳에 있는 빙하 흔적에서 시작합니다.

적도에 있던 빙하

신원생대 지층에서 빙력암(tillite)이 발견됩니다. 빙하가 암석 조각들을 뒤섞어 쌓아 놓은, 분급이 엉망인 퇴적암입니다. 빙하가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죠.

문제는 그 암석이 당시 어디에 있었느냐입니다. 암석에는 만들어질 때의 지구 자기장 방향이 기록됩니다. 이 고지자기를 측정하면 그 암석이 형성될 당시의 위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측정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적도 부근이었습니다. 지금의 인도네시아쯤 되는 위치에 빙하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빙하층 바로 위의 이상한 암석

또 하나의 단서가 있습니다. 이 빙하 퇴적층 바로 위에는 두꺼운 탄산염암이 급격하게 쌓여 있습니다. 캡 탄산염암(cap carbonate)이라고 부릅니다.

탄산염암은 보통 따뜻한 얕은 바다에서 만들어집니다. 빙하 퇴적층 위에 곧바로 열대성 암석이 올라온다는 건, 극한의 추위에서 극한의 더위로 급격히 뒤집혔다는 뜻입니다.

다시 나타난 호상철광층

021에서 본 호상철광층이 이 시기에 잠깐 다시 등장합니다. 호상철광층은 바다에 산소가 없어 철이 녹아 있어야 만들어집니다. 그 무렵 바다는 이미 산소가 있었는데 왜 다시?

바다 전체가 얼음 뚜껑에 덮여 대기와 차단됐다면 설명이 됩니다.

얼음–알베도 되먹임 — 폭주의 원리RUNAWAY FEEDBACK

알베도는 표면이 햇빛을 반사하는 정도입니다. 바다는 어두워서 대부분 흡수하고, 얼음과 눈은 밝아서 대부분 반사합니다.

  1.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 — 얼음이 조금 더 넓어집니다.
  2. 알베도가 올라간다 — 넓어진 얼음이 햇빛을 더 많이 되돌려보냅니다.
  3. 기온이 더 내려간다 — 흡수하는 에너지가 줄었으니 더 추워집니다.
  4. 얼음이 더 넓어진다 — 1번으로 돌아갑니다. 양의 되먹임 고리입니다.
  5. 임계점을 넘으면 — 얼음이 위도 30도 부근까지 내려오면 되먹임이 폭주하여 적도까지 순식간에 얼어붙습니다.
되먹임이란

양의 되먹임은 변화를 증폭합니다. 스피커에 마이크를 대면 삑 소리가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음의 되먹임은 변화를 되돌립니다. 에어컨 온도 조절 같은 것이죠.

지구 기후에는 두 종류가 다 있습니다. 문제는 양의 되먹임이 임계점을 넘으면 작은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큰 변화로 커진다는 점입니다. 이 개념은 현재의 기후 문제에서 북극 해빙, 영구동토층 메테인, 아마존 삼림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녹았나THE ESCAPE

여기가 이 가설의 백미입니다. 폭주로 얼어버린 행성에서 탈출구는 화산이었습니다.

평소 지구는 규산염 풍화라는 과정으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합니다. 빗물에 녹은 이산화탄소가 암석을 서서히 녹이고, 그 성분이 바다로 흘러가 탄산염으로 가라앉는 방식입니다. 지구의 장기 온도 조절 장치죠.

  1. 얼음이 모든 것을 덮는다 — 암석은 얼음 아래, 바다도 얼음 아래. 풍화가 멈춥니다. 이산화탄소를 빼내는 장치가 꺼진 겁니다.
  2. 화산은 계속 뿜는다 — 얼음이 덮여도 화산 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산화탄소가 계속 대기로 들어갑니다.
  3. 수백만 년간 축적 —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으니 쌓입니다. 현재의 수백 배에 이르는 농도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4. 극단적 온실 효과 — 마침내 얼음을 녹이기 시작합니다. 얼음이 녹으면 알베도가 낮아지고, 그러면 더 빨리 녹습니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폭주합니다.
  5. 지옥 같은 더위 — 온실기체가 잔뜩 쌓인 상태에서 얼음이 사라지자 지구는 극단적으로 뜨거워집니다. 이때 격렬한 풍화로 쏟아진 성분이 캡 탄산염암을 만들었다는 것이 이 가설의 설명입니다.
논쟁 — 정말 다 얼었을까

"눈덩이 지구"에는 강력한 반론이 있습니다. 광합성 생물의 생존 문제입니다.

바다 전체가 두꺼운 얼음에 덮였다면 빛이 닿지 않아 광합성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시기를 넘어 생물은 분명히 살아남았고, 오히려 직후에 다양해집니다.

그래서 "슬러시볼 지구(Slushball Earth)" 가설이 제기됩니다. 적도 부근 바다 일부는 얼지 않았거나 얼음이 얇아서 생명의 피난처가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학계는 "매우 극심한 전 지구적 빙하기가 있었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완전히 얼었는지 일부가 남았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입니다. 교과서에 "눈덩이 지구"라고 적혀 있어도, 그것이 곧 완전 결빙 확정은 아닙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CAME NEXT

흥미로운 것은 타이밍입니다. 마지막 눈덩이 지구가 끝난 직후,

우연일까요? 여러 연구자는 인과 관계를 의심합니다. 극심한 빙하기가 대부분의 생물을 없애 생태적 무대를 비웠고, 해빙 후 격렬한 풍화가 바다에 영양분을 대량 공급했으며, 그 결과 산소가 늘어 큰 동물이 가능해졌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지구 최악의 재난이 동물 시대의 문을 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것은 아직 가설이고, 인과가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교육과정 연계CURRICULUM

과목·영역이 레슨과의 연결성취기준
중학교 과학 — 풍화 작용 규산염 풍화가 지구의 장기 온도 조절 장치라는 관점. 얼음이 풍화를 멈추자 조절 장치가 꺼졌다 [9과09-04]
통합과학2 —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온실효과의 작동 원리를 양방향으로 본다. CO₂ 축적이 얼어붙은 지구를 되녹인 과정 [10통과2-02-03]
지구과학 — 기후변화의 원인 기후변화를 자연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사례. 얼음–알베도 되먹임과 임계점 개념 [12지구01-06]
지구시스템과학 — 탄소 순환 화산 배출과 풍화 소비의 균형이 깨졌을 때 벌어지는 일. 탄소 순환의 시간 규모 감각 [12지시01-02]

심화 & 사고력 포인트GOING DEEPER

교과서를 넘어서는 지점

이 회차가 길러 주는 사고력

관련 영상VIDEO

영상 준비 중입니다.
기획안 — 「지구를 얼린 것과 녹인 것은 같은 장치였다」
① 알베도 되먹임을 검은 종이·흰 종이 온도 실험으로 → ② 풍화가 멈추면 CO₂가 쌓이는 이유 → ③ 지금 북극에서 같은 일이 반대로 벌어지는 중

생각해보기THINK ABOUT IT

Q1

얼음–알베도 되먹임은 양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지금 북극 해빙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이 되먹임에 대입하면 어떤 일이 예상될까요? 눈덩이 지구와 방향만 반대인 같은 원리인지 확인해 보세요.

Q2

지구를 얼린 것도, 녹인 것도 결국 이산화탄소 농도였습니다. 풍화라는 "온도 조절 장치"가 왜 얼음 아래에서는 작동하지 못했는지 설명해 보세요. 그리고 이 장치가 얼마나 느린지가 왜 중요한지 생각해 보세요.

Q3

"눈덩이 지구"와 "슬러시볼 지구" 중 어느 쪽이 맞는지 결정하려면 어떤 증거를 새로 찾아야 할까요? 당신이 연구자라면 어디에 가서 무엇을 조사하겠습니까?

정리 퀴즈QUIZ

참고 자료REFERENCES

이 글은 위 자료들을 확인해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특정 저작물의 문장을 옮기거나 요약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